제약사에서 임상시험 연구의 윤리성이 강조되는 것은 비단 시험의 객관성, 과학성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평판, 주가, 손익에도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그 사례로 미국 머크 (MSD)의 바이옥스 사례를 살펴 보겠습니다.
1999년 Pfizer와 Merck(미국 Merck, MSD)사는 기존 NSAIDs의 위장관계 부작용을 현저히 줄인 COX-2 저해제를 출시합니다.
각각 쎄레브렉스(celecoxib)와 바이옥스(rofecoxib).
이 제품들은 골관절염, 류마티즘, 그리고 급성통증에 사용되는 약물들로 기존 주 처방 제품이었던 스테로이드나 NSAIDs에 비해 이상반응(위장관계)을 줄인 새로운 기전의 혁신적 제품이었습니다.

사실 이 두 제품들은 출시 이후 상당히 좋은 판매를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심평원의 삭감과 처방 가이드라인 강화로 초기에 어려움을 겪긴 했습니다)
화이자 쎄레브렉스가 1위, 그리고 Merck의 Vioxx가 그 다음 제품으로 연매출 25억달러의 블록버스터였고, 이 제품이 출시된 1999년 5월~2004년 8월까지 미국에서만 1억5백만건의 처방, 미국에서 2천만명 / 전 세계 8천4백만명의 환자들이 복용하는 제품이었습니다.
문제는 Vioxx가 출시된 후 의료전문가 그룹에서 이 제품의 장기 투약 시 발생 가능한 심혈관계 위험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고, Merck는 자사 연구에서 심혈관계위험성이 발견되기 전까지, 초기 몇 년 동안 여러 연구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일축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2004년 9월 30일 Vioxx는 시장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과연 Merck의 대응은 옳았을까요?
그리고 이 문제가 남긴 윤리적인 문제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겠습니까?
사실 Vioxx는 Merck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하에서 출시 후 매우 빠르고 성장하던 제품이었습니다.
문제는 의료전문가들이 이 제품의 출시 이후 Vioxx와 상관 관계가 있는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였고, 관련 논문들이 의학저널에 기고 되었습니다. 하지만 Merck는 자사 임상(VIGOR/APPROV study)에서 18개월 이상 이 제품 투여 시 발생가능한 심혈관부작용이 있다고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수 많은 보고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1998년 11월 Merck는 Vioxx의 미국 FDA 승인을 신청했는데요. 여기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된 약 5,400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8개의 대규모 임상 시험자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Merck는 다른 진통제를 투여한 그룹과 Vioxx 투여군간 심혈관계질환 발생은 유사한 수준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제품 출시 후 Merck는 의사들에 대한 직접 마케팅과 TV광고 및 인쇄매체를 통한 광고 등 매우 공격적인 판촉을 하였고, 유명인들을 Celeb으로 활용해 Endorsement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Merck는 1999년에만 판촉비로 1억6천만달러 (한화기준 약2천억원)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Vioxx의 갑작스런 퇴출은 Merck에게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회사의 주가는 45달러에서 25~33달러로 급락했고, 2004년 매출은 20%가 감소하였습니다.
게다가 2004년 10월 1일 회사는 기소되어 조사를 받았습니다. (375건의 소송이 발생)

2007년 11월 머크는 Vioxx 소송을 마무리 짖기위해 48억5천만달러 (한화 5조8천억원)를 지불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Merck는 2000년부터 심혈관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Merck 마케팅팀의 전략 중 하나인 ADVANTAGE (Assessment of Differences between Vioxx And Naproxen To Ascertain Gastrointestinal tolerability and Effectiveness)를 통해 임상시험 결과를 자사 제품에 유리하도록 편향된 설계/디자인을 하였고, 다수의 (20편 중 16편) 과학 Article을 Ghost writer의 방식으로 작성하였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다국적제약사로서 Heart Attack과 Stroke으로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수 많은 조기 사망을 야기한 치명적인 도덕적 비난을 받았습니다.

신약의 개발을 위해 NCE단계부터 전임상시험, 임상시험을 거쳐 상업적 출시를 하기까지 제약사들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여해야합니다. 상당히 진전된 임상시험을 실패로 종료하게되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요. 이러한 이유로 가급적 제품을 살려 출시하고 싶은 생각을 하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시스템으로 서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객관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연구 디자인-설계-평가등에 있어 임상부문과 커머셜부문의 R&R을 철저히 나누어야 합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두 부문 모두에게 동등하게 중요한 문제이고, 손익, 주가, 기업의 평판, 도덕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제약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 2015년 9월,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Volkswagen Emissions Vaiolations / 디젤게이트(Dieselgate)에서 아우디-포스바겐은 경유차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불법 조작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때 아우디-폭스바겐(Audi-Volkswagen)은전 세계 판매한 경유차 1,100만대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습다. 이 사건에서도 역시 주가는 급락했고, CEO가 사임하고, 소송으로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급락한 폭스바겐사의 주가
이는 중장기적으로 두 부문 모두에게 동등하게 중요한 문제이고, 손익, 주가, 기업의 평판, 도덕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의외로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에서 이러한 사건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는 기업에게 이해 충돌이 발생할때 해당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들이 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영을 위해 어떠한 SOP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Ref.
Merck Manipulated the Science about the Drug Vioxx |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ucsusa.org)
The Rise and Fall of Vioxx : NPR
The Recall of Vioxx|Business Ethics|Case Study|Case Studies (icmrindia.org)
Vioxx | Treatment for Arthritis & Recall for Patient Deaths (drugwat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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